[민사 판결문] 서울중앙지방법원 - 2023가단5275939(본소), 2023가단28886(반소) - 부당이득금, 손해배상(기)

 

[민사] 서울중앙지방법원 - 2023가단5275939(본소), 2023가단28886(반소) - 부당이득금, 손해배상(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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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울 중 앙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23가단5275939(본소) 부당이득금

2023가단28886(반소) 손해배상(기)

원고(반소피고) A

피고(반소원고) B

변 론 종 결 2024. 5. 28.

판 결 선 고 2024. 6. 25.

주 문

1.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

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본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83,000,000원 및 그 중 48,000,000원에 대하여는 2018. 2. 12.부터, 35,000,000

원에 대하여는 2018. 11. 30.부터 각 이 사건 본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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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⑴ 피고는 서울 서초구 (이하 생략)에서 ‘###’라는 상호로 악기 수입 및 판매업

을 하고 있는 악기상이다.

⑵ 원고는 바이올린 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학생인 소외 C의 어머니로서 피고

로부터 바이올린과 활을 구매한 매수인이다.

⑶ C은 2018년 당시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었고, 바이올린 전공으로 예원중

학교에 입학하기 위하여 바이올린 교습을 받고 있었다.

나. 바이올린과 활의 매매계약 체결 경위

⑴ 원고는 예원중학교 입학을 목표로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던 C에게 2019년도에

치르게 될 입학 실기시험을 위하여 고급 바이올린과 활을 구매해 줄 생각을 하고 C에

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던 선생님으로부터 피고를 소개받고, 2018. 2. 초경 피고에게 가

격이 5000만 원 정도인 올드 바이올린 구매를 문의하였다.

⑵ 이에 피고는 2018. 2. 7. 원고가 제시한 예산에 맞는 올드 바이올린 3대

(Labelled Vuillaume, Labelled Bellafontana, Labelled Gand)를 원고에게 추천해 주며

이를 가져가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결정하도록 하였고, 원고는 위 3대의 바이올린을

가져와 C을 가르치던 선생님과 함께 직접 테스트를 한 후 2018. 2. 9. 뷔욤 라벨이 부

착되어 있는(Labelled Vuillaume) 바이올린(이하 ‘이 사건 바이올린’이라 한다)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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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다.

⑶ 이에 원고는 2018. 2. 9. 피고로부터 이 사건 바이올린을 48,000,000원에 매수

하는 악기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이하 ‘바이올린 매매계약’이라 한다) 2018. 2. 12. 그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데, 위 바이올린 매매계약서에는 매매대상 악기명이 “Labelled

Vuillaume(라벨이 Vuillaume이라고 되어 있는 바이올린)”로 기재되어 있다. 위 매매 당

시 이 사건 바이올린에 대하여는 진품임을 보증하는 보증서나 소견서는 첨부되지 않았

고, 원고도 보증서 또는 소견서가 제공되지 않는 점에 대하여 알면서 구매를 하였다.

⑷ 원고는 이 사건 바이올린을 구매한 후 2018. 2. 22. 피고에게 ‘바이올린 소리

가 커서 윤영이 단점을 많이 보완해 주는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

를 보냈다.

⑸ 이후 원고는 2018. 9. 중순경 피고에게 바이올린 활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피고는 2018. 10. 5. 원고에게 활 3개(Carlo Michelli 제시가격 3,500만 원,

Andre Vigneron 제시가격 2,500만 원, Nicolas Mauchard 제시가격 3,500만 원)를 추천

하며 이를 가져가 직접 테스트를 해보고 결정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2018. 10. 8.

Carlo Michelli 활과 Andre Vigneron 활을 반납하면서 피고로부터 C.J. Fonclause 활

(제시가격 3,500만 원) 1대를 추가로 제공받아 테스트하였고, 원고가 2018. 10. 11. 최

종적으로 니콜라스 모샤(Nicolas Mauchard)가 제작한 활(Bow Nicolas Mauchard, 이하

‘이 사건 활’이라 한다)을 선택하였다.

⑹ 이에 원고는 2018. 10. 11. 피고로부터 이 사건 활을 35,000,000원에 매매하는

악기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이하 ‘활 매매계약’이라 한다) 2018. 11. 30.경 그 매매대금

을 완납하였는데, 위 활 매매계약서에는 매매대상 악기명이 “Bow Nicolas Mauch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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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Mauchard의 오타이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활에 대하여는 매매 당시

유럽에서 바이올린 악기 전문가로 활동 중인 데이비드 힐(DAVID HILL)이라는 사람이

2018. 5. 24.자로 작성한 보증서(Certificate)가 제공되었는데, 이 보증서의 내용은 다음

과 같다.

⑺ 이후 원고는 수시로 피고의 매장을 방문하여 악기 상태의 점검을 받았고, 다

른 악기사에서 줄을 교체한 후 피고로부터 점검을 받기도 하였다.

⑻ C은 2019. 10. 예원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렀으나 불합격이 되었고, 2020년도

입학시험에서도 불합격이 되었다.

다. 뷔욤이 제작한 올드 바이올린 진품의 시세

이 사건 바이올린의 라벨에 표시되어 있는 악기 제작자인 뷔욤(Vuillaume)이

실제 제작한 진품으로서 공신력 있는 전문가에 의한 보증서나 소견서가 발급되어 있는

바이올린의 시세는 2018년경에도 미화 약 300,000달러에 이르고 있었다.

라. 원고와 피고의 분쟁발생 및 관련 사건 진행 경위

⑴ 원고는 2021. 5. 31. 문자메시지를 통하여 악기 및 활 업그레이드 문의 건으로

DAVID HILL
Violin Maker, Repairer & Expert

24th May 2018
I CERTIFY that the violin bow submitted to me was made, in my opinion, by Nicolas Mauchard of
Mirecourt and dates from circa 1850. DESCRIPTION: The round stick, which has been repolished, is
of very dark brown pernambuco with ivory and ebony faces. The nut is of ebony with silver
fittings and pearl eyes. The adjuster is of ebony with silver collars.
본인에게 제출된 바이올린 활은 내 의견으로는, Mirecourt의 니콜라스 모샤(Nicolas Mauchard)에
의해 1850년경에 제작되었음을 보증합니다. 설명 : 재연마된 둥근 막대는 상아와 흑단 표면이
있는 매우 어두운 갈색 페르남부코로 만들어졌습니다. 너트는 흑단으로 만들어졌으며, 은색 장
식과 진주 눈이 있습니다. 조절장치는 은색 고리가 달린 흑단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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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하여 피고와 2021. 6. 15.에 보기로 예약을 하였으나, 방

문 전날 예약을 취소하였다.

⑵ 이후 2021. 7. 2.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바이올린과 활의 원산지와 이름을

확인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피고는 같은 날 “활은 Nicolas Mauchant 프

렌치 보우이고, 악기는 구입하실 때 설명 드렸듯이 5천만원 그레이드까지는 써티가 없

기 때문에 장인 이름을 특정할 수는 없고, 이태리를 제외한 유럽 악기로 보시면 됩니

다.”라는 회신을 보냈다. 이후 원고는 2021. 7. 5.경 피고에게 전화하여 다른 악기사를

통해 이 사건 활이 프랑스 올드 활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재구매, 위탁판매,

업그레이드 등에 대하여 문의하였다. 이에 피고는 악기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른 의견

이 있을 수 있다며, 이 사건 활은 전문가(DAVID HILL)가 감정한 보증서가 있는 진품

이며, 피고가 이를 재구매하는 방식의 보상은 어렵고, 위탁판매와 업그레이드는 가능하

다는 입장을 밝혔다.

⑶ 이후 원고는 2022. 11. 1. 내용증명을 통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활 반응이 느

려 빠른 악장이 연주되지 않아 C에게 빠른 악장 연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

결과 2020년 예원중학교 입시에서 떨어졌다. 2021년 활 추가 구매를 위해 다른 악기사

를 방문하였다가 한국을 방문한 활 전문가에게 이 사건 활에 대한 검증을 받은 결과

이 사건 활은 프랑스 올드 활이 아니며 활 백과사전에도 없는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받

았고, 다른 악기사에도 확인을 요청한 결과 5-6 군데에서 모두 프랑스 올드 활이 아니

라는 내용을 전달받았으며, 추가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가인 라팡에게 활 검증

을 의뢰했는데 써티피케이션에 서명해 줄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2023. 7. 5. 원고

와 피고의 전화통화시 피고에게 보증서를 작성한 전문가에게 확인을 요청하니 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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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서 작성 전문가가 죽었다고 답변하였다.”는 주장을 하며, 이 사건 활 구매액

35,000,000원을 반환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⑷ 피고는 2022. 11. 3. 내용증명을 통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활 때문에 C이 입

시에서 떨어졌고, 이 사건 활이 가짜라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면서, 이 사건

활에 대한 보증서를 작성한 전문가(DAVID HILL)가 생존하고 있으니 감정 여부를 확인

해보라는 요청을 하였다. 위 내용증명을 받은 원고는 2022. 11. 4. 피고에게 “피고가

저희한테 힐 죽었다고 설명한 녹취파일 있으니 소송에서 뵙겠습니다. 악기도 저희한테

프랑스 악기라고 판매하시고, 지난 해에 동유럽 악기라고 문자주셨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⑸ 원고의 위 문자메시지를 받은 피고는 곧바로 원고에게 “살아있는 감정가를 죽

었다고 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니 녹취자료 제출해보세요. 악기는 감정서가 없는데 프

랑스 악기라고 하면서 판매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이태리를 제외한

유럽 악기’라고 했지 동유럽 악기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감정서가 없는 악기에 대해 나

라나 장인을 특정하지 않습니다.”라는 회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회신이 없어 피

고가 2022. 11. 18. 원고에게 요청한 자료도 받을 겸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원고는 D 변호사(원고의 소송대리인으로 이 사건 1심을 진행하다 사임한 변호사이다)

연락처를 알려주면서 D 변호사와 연락하라며 미루었고,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도 변

론종결시까지 2022. 11. 4.자 문사메시지에서 언급한 녹취파일을 제출하지 않았다.

⑹ 이후 원고는 2023. 5. 24. 원고의 소송대리인을 통하여 피고에게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피고는 이 사건 바이올린이 프랑스 바이올린(Labelled Vuillaume, 라벨이

Vuillaume이라고 되어 있는 바이올린), 이 사건 활이 프랑스 올드 바이올린 활(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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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olas Mauchant)이라고 판매하였는데, 원고가 여러 경로를 거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바이올린은 프랑스 바이올린이 아니고, 이 사건 활 역시 프랑스 올드 활이 아

니며, 그 가치가 매매대금에 현저히 미치지 않는 저가의 악기라고 한다.”고 주장하며,

기망 또는 착오에 의하여 바이올린과 활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것이므로 이 사건

바이올린과 활의 매매계약을 모두 취소하고, 피고의 의무불이행 및 이행거절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⑺ 이에 피고는 원고가 2022. 11. 1. 보낸 내용증명에 첨부한 증빙서류 및 다른

고객들로부터 전해들은 이아기를 통해 원고가 이 사건 바이올린과 활에 대하여 가짜라

는 주장을 하게 된 배경에 피고와 경쟁 관계에 있는 악기상(E)이 관여하고 있다고 생

각하고, 2023. 4. 21. E를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고,

2023. 7. 18.에는 E와 그 동업자인 F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소1850189호), 현재 이에 대한 수사 및 재판이 진행 중이다.

⑻ 이후 원고는 2023. 7. 24.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2023. 8. 30.에는

원고 및 피고의 주소지와 전혀 관련이 없고 E의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고 있는 종로

경찰서에 ‘피고가 독일 제품의 이 사건 바이올린과 활을 프랑스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하였다.“는 내용으로 피고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고, 위 고소사건은 피고의 사업

장 주소지인 서울서초경찰서로 이송되어 수사한 결과 수서경찰서는 2024. 4. 8. 무혐의

(증거 불충분) 불송치결정을 내렸다.

⑼ 위와 같이 원고가 피고를 사기 혐의로 종로경찰서에 고소하자, 피고는 원고가

E와 공모하여 이 사건 소송 및 피고의 영업을 방해하는 소문을 퍼트리는 등의 영업방

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2023. 10. 10. 수서경찰서에 원고를 업무방해 및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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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혐의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수서경찰서는 위 고소사건을 수사한 끝에 2024. 1. 18.

무혐의(증거 불충분) 불송치결정을 내렸다.

⑽ 원고는 이 사건 활에 대하여는 2021. 7. 5.경부터 프랑스 올드 활이 아니거나

제공된 보증서에 기재된 바와 같은 진품이 아니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고, 이 사건

바이올린에 대하여는 2023. 5. 24. 내용증명을 통하여 처음으로 프랑스 제품이 아니라

는 문제 제기를 하기 시작하였고, 원고 주장에 대한 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피고와 경

쟁 관계에 있는 E를 통하여 해외 현악기 관련 전문가들과 접촉하며 원고 주장에 부합

하는 취지의 의견서들을 받아 제출하고 있다.

⑾ 위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활 보증서의 신빙성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자, 피

고로부터 이러한 점을 전해들은 데이비드 힐은 2022. 12. 19. 자신이 2018. 5. 24. 발

행한 소견서는 정확하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마. 올드 현악기 거래의 특수성

⑴ 일반적으로 바이올린을 포함한 현악기는 1900년대를 기준으로 하여 그 이전

에 만들어진 악기를 올드 현악기라고 하고, 올드 현악기는 1차적으로 국가별로 이탈리

아, 프랑스, 영국, 독일, 동부유럽 등으로 분류되고 각 국가에서 도시지역으로 2차적으

로 분류되어 마지막으로 각 고유제작자들로 분류되는데 이러한 분류는 상당한 경험과

지식을 요하며, 현악기의 가치는 제작자, 제작연도, 악기의 재질, 보관상태, 소리 등에

따라서 결정되는데, 이러한 현악기의 진위여부와 실제 가치를 감정하여 공신력 있는

소견서(통상 Certificarte라고 발행되며, 이를 보증서라고도 한다)를 발행할 수 있는 전

문가는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고 국내에는 공신력이 인정되는 소견서를 발행하는

전문가나 전문기관이 없는 실정이고, 동일한 악기에 대하여 전문가에 따라서는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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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제작연도 등에 대하여 의견이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⑵ 또한 공신력 있는 소견서나 보증서가 존재하지 않는 올드 현악기의 경우 악기

의 라벨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적지 아니한바, 이렇듯 악기의 라벨이 악기의 가치를

담보하지 못하고, 악기의 진위 여부나 가치를 객관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소견서를 발급받는 것이 쉽지 않은 올드 현악기 거래에 있어서는 악기의 소리나 재질,

보관 상태 등을 고려하여 시세가 결정되며, 구매자가 독자적으로 악기의 객관적 정보

나 가치에 관하여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므로 정보력

에 한계가 있는 구매자로서는 다른 상품 거래에 있어서보다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더 의존하게 된다고 할 것이다.

⑶ 이러한 특성상 올드 현악기 거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공신력 있는 전문가

의 소견서나 보증서가 첨부되는 경우에는 일단 거래 대상인 현악기가 진품임을 보증하

는 전제로 매매 조건에 대한 교섭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나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소견서나 보증서가 첨부되지 않은 올드 현악기 거래의 경우에는 판매자가 진품이라고

소개·설명하거나 소견서가 있는 진품 악기에 상당하는 금액이 매매대금으로 정하여지

지 않는 이상 통상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진품임에 대한 보증을 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악기 구매자 입장에서도 진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전제 하에 테스트 기간을 거쳐 악기

의 소리와 재질, 보관 상태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하고 제시된 가격을 감안하여 악기

구입 여부를 결정한다. 그리고 올드 현악기는 진품이 아니더라도 적지 않은 금액으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고, 올드 현악기를 사용하려는 사람은 본인 스스로가 이미 상당 기

간 현악기 연주를 하여 온 숙련자이거나 현악기 전공을 목표로 숙련자로부터 교습을

받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악기 구매자는 악기의 소리와 재질, 보관 상태 및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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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 등에 대하여 본인의 판단만에 의존하지 않고 주변 지인의 조언을 듣기도 한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을 제1 내지 8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주장 요지

이 사건 바이올린은 프랑스 바이올린, 이 사건 활은 프랑스 올드 활이라는 것

을 전제로 매매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사건 바이올린과 활은 원고와 피고가 이 사

건 매매계약을 통하여 목적했던 고가의 프랑스 바이올린, 프랑스 올드 활이 아니며, 이

사건 바이올린과 활의 각 매매계약은 피고의 기망 또는 원고의 착오에 의하여 체결되

었다. 이에 원고는 2023. 5. 24.자 내용증명을 통하여 기망 또는 착오를 이유로 위 매

매계약을 모두 취소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각 매매계약에서 정

한 매매목적물을 인도할 의무를 불이행하였는바, 원고는 2023. 5. 24.자 내용증명을 통

하여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위 매매계약을 모두 해제한다는 의사표시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은 취소 또는 해제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바이올린 매매대금 48,000,000원과 이 사건 활 매매대금 35,000,000원을 부당이

득으로서 반환하거나 동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바이올린 매매계약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바이올린이 프랑스 올드 바이올린이 아님에도 프랑스 올드 바이

올린이라고 설명하며 저가인 제품을 고가인 제품으로 속여 판매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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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위 전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사실관계와 피고가 제출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

면, 피고는 이 사건 바이올린과 관련하여 보증서가 존재하지 않는 올드 바이올린이라

는 점을 명확히 설명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바이올린이 보증서가 없는 올드 바이올

린이라는 것을 전제로 C을 가르치고 있던 선생님 등 주변 지인의 조언을 듣고 이 사

건 바이올린을 구매하기로 결정한 사실, 원고는 2021. 7. 5.경부터 이 사건 활에 대하

여는 보증서와 달리 가짜라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문제 제기를 하면서도 이 사건 바이

올린에 대하여는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않다가, 2023. 5. 24.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부터 비로소 이 사건 바이올린에 대하여 기망 판매 주장을 시작하였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도 제작자나 제작연도에 관한 내용은 기망의 요소로 주장하지 아니하고 프랑스

제품인지 여부에 대하여만 기망의 요소로 주장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점과 앞서 본 올드 현악기 거래의 특수성 등을 종합하며 보면 피고는 이 사

건 바이올린을 판매할 당시 이 사건 바이올린에 뷔욤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으나 보증

서가 없는 관계로 제작한 장인 이름을 특정할 수는 없고, 이태리를 제외한 유럽 악기

로 보면 된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을 하는 등 올드 현악기 판매자로서의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를 다 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바이올린에 대한 본소 청구는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활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활에 대한 보증서를 작성한 데이비드 힐(DAVID HILL)은 공신력

있는 전문가가 아니고, 이 사건 활은 제공된 보증서에 기재된 바와 같은 진품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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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본소청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위 전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사실관계와 피고가 제출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

면, 데이비드 힐은 영국의 저명한 바이올린 제조업 가문의 아들로서, 부친이 운영하는

가족기업인 W.E. Hill&Sons에서 어린 나이 때부터 근무하였고, 영국 음악가협회 회장

직을 역임하는 등 관련 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온 사람으로, 데이비드 힐이 작성한

감정서는 ‘Tarisio, 크리스티, 소더비’등의 경매사이트에서도 통용이 되어 온 전문가인

사실, 피고는 이 사건 활을 2018. 5.경 해외 악기상으로부터 매매대금 16,000유로에 구

매하였고 이 사건 활에 대한 보증서도 판매자로부터 함께 교부받은 사실, Nicolas

Mauchard가 제작한 활의 거래가 많지 않으나 관련 사이트의 검색결과에 따르면 해외

에서의 거래가격은 ‘13,800~ 17,300 달러’ 정도인 사실, 원고가 바이올린 활에 대한 구

매를 요청하였을 때 피고는 이 사건 활을 포함하여 4개의 활을 제공하면서 직접 테스

트를 해보고 결정하도록 하였고, 피고는 C을 가르치는 선생님 등 주변의 조언을 듣고

이 사건 활을 선택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이

사건 활을 원고에게 판매하는 과정에 있어 어떤 기망행위를 하였다고 인정되지는 않는

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활에 대한 본소 청구도 이유 없다.

3. 피고의 반소청구에 대한 판단

가. 주장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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⑴ 원고는, ’피고가 판매한 악기가 가짜‘라는 허위사실, 피고는 데이비드 힐이 사

망하였다고 언급한 적이 없고 이러한 파일이 존재하지 않는데도 ‘피고가 원고에게 데

이비드 힐이 죽었다고 설명한 녹취파일이 있다’는 허위사실 등을 기초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겠다는 2022. 11. 1.자 내용증명, 2022. 11. 4.자 문자메시지, 2023. 5. 24.자 내

용증명을 보내는 방식으로 피고를 협박하였다.

⑵ 원고는 2021. 3.경부터 피고의 경쟁 관계에 있는 악기상인 E와 공모하여 ’피고

가 원고에게 판매한 이 사건 바이올린과 활이 가짜‘라는 허위사실을 다른 악기상이나

고객들에게 들에게 유포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악기상 판매업무를 방해하였다.

⑶ 이로 인하여 피고는 악기 매매계약이 무산되는 등 극심한 사업상 손해를 보았

을 뿐 아니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왔으므로, 그 재산적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일부 청구로 일단 10,000,000원, 위자료로 20,000,000원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와 피고가 제출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

합하여 보더라도 원고가 2022. 11. 1.자 내용증명, 2022. 11. 4.자 문자메시지, 2023. 5.

24.자 내용증명 등을 보내면서 주장한 내용들만 가지고는 원고가 피고를 협박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원고가 피고를 협박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형법상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은 반드시 유형력의 행사에 국한되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

에 포함되지만, 적어도 그러한 위력으로 인하여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

하다고 평가될 정도의 세력에는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23. 3. 30. 선고 2019도7446

판결 등). 그러나 원고가 피고의 영업을 방해할 의도로 직접 허위사실을 다른 악기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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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고객들에게 유포하였다거나 E와 공모하여 E로 하여금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하였다

는 점에 대하여는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아도 이

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앞서 본 사실관계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분쟁과 관련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행한 행위 등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나머지 점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 및 피고의 이 사건 반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

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