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판결문] 제주지방법원 2024가단53194 - 손해배상(국)

 

[민사] 제주지방법원 2024가단53194 - 손해배상(국).pdf

0.11MB

[민사] 제주지방법원 2024가단53194 - 손해배상(국).docx

0.01MB

 

 

 

 

- 1 -

제 주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24가단53194 손해배상(국)

원 고 1. A

2. B

피 고 C

변 론 종 결 2024. 10. 25.

판 결 선 고 2024. 10. 25.

주 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인용금액표 중 합계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4. 10. 25.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

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 구 취 지

변론종결일부터가 아닌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연 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의 지

- 2 -

급을 구하는 외에는 주문 제1항과 같다1).

이 유

1. 인정사실

가. 제주4․3사건이란 1947. 3. 1.을 기점으로 1948. 4. 3.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

4. 9. 21.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

이고(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호), D는 제

주4ㆍ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의 심사 결과 제주4ㆍ3사건의 희생자로 결

정된 사람이다.

나. D는 1948. 11.경 체포․구금된 후 1948. 12. 8. 군법회의에서 내란실행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목포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사망하였다.

D는 E과 혼인하여 원고들과 소외 F, G, H을 자녀로 두었는데, E이 1975. 12. 25. 사망

함에 따라 원고 A은 1/13의, 원고 B은 6/13의 각 지분 비율로 위 E을 상속하였다.

다. 희생자 D에 대한 재심사건에서 법원은 2021. 2. 15. 희생자에 대한 공소의 기초

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사실이 증명되었다

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하고, 2021. 3. 16.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희생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고, 위 재심무죄판결은 같

은 달 24. 확정되었다.

라. 원고 B은 형사보상을 청구하여 2023. 6. 23. ‘원고 B에게 형사보상금

1) 원고 A의 청구금액 ‘13,846,154원’은 ‘13,846,153원(＝ 10,000,000원 ＋ 3,846,153원, 위자료 상속분 계산에서 원 미만 버림)’
의, 원고 B의 청구금액 ‘33,076,934원’은 ‘33,076,923원(＝ 10,000,000원 ＋ 23,076,923원)’의 오기임이 계산상 명백하므로 이를
정정하여 판단하였다.

- 3 -

197,072,000원, 비용보상금 1,000,0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형사보상결정을 받아 그

무렵 위 형사보상금을 수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

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이하

‘4ㆍ3사건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보상금 등을 지급받았는바, 4ㆍ3사건법 제18조의3 제

3항에 따라 제주4․3사건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재판상 화해가 성립하였으므

로, 해당 원고들의 소는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2), 원고들

이 4ㆍ3사건법에서 정한 보상금 등을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들의 주장

피고 소속 공무원이 희생자에 대하여 불법구금, 폭행, 고문, 가혹행위 등 위법한 수

사를 하였고 그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아 복역을 하게 한 일련의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희생자의 가족들이 고통을 당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

고들이 구하는 희생자들 가족들의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

4.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 한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의 확정판결까지 받았으나 재심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피고사건이

2) 피고는 청구가 이유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이를 본안전항변으로 선해한다.

- 4 -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유죄판결에 의한

복역 등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17962 판결 등 참조).

희생자에 대한 재심절차에서 법원이 공소의 기초된 수사에 관여한 검사나 사법경

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사실이 증명되었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하였

고,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희생자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

한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와 같은 결정 및 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독립하여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고 달리 그 사실 인정이 잘못이라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없으며, 오히려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 의하면 희생자들이

체포, 구금될 당시 영장에 의하지 않은 불법연행이나 수사과정에서의 고문 등 가혹행

위가 빈번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므로 희생자들에 대하여만 적법한 절차에 따른 수사,

재판이 진행되었다고 보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고 피고가 이와 관련한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한 수사 등 일련의 불법

행위로 인하여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해소된 재심무죄

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심무죄판결의 확정일인 2021. 3. 24.로부터 6개월이 지난

2024. 2. 6.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 5 -

2) 관련 법리

국가배상법 제8조,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1항, 제2항, 국가재정법 제96

조 제2항, 제1항(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제1항)에 따르면, 국가배상청구권에 대

해서는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

조 제1항에 따른 주관적 기산점)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를 한 날(민법 제166조 제1

항, 제766조 제2항에 따른 객관적 기산점)로부터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됨이 원칙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18. 8. 30.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진

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고 한다) 제2조 제1항 제3

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4헌바148호 등 결정).

따라서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같은 항의

제4호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해서는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에 따른

‘객관적 기산점을 기준으로 하는 소멸시효’(이하 ‘장기소멸시효’라고 한다)는 적용되지

않고, 국가에 대한 금전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권리의 소멸시효기간을 5년으로 규정한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 역시 이러한 객관적 기산점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33686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인 판단

희생자들에 대한 피고의 불법행위는 피고 소속 공무원이 희생자들을 불법 체

- 6 -

포․구금하고, 그 조사 과정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를 하는 한편 수사 및 형사소송에서

의 적법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를 한 것이므로 이는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중대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에는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되고 결국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른 주관적 기산점과 3

년의 소멸시효기간만이 적용된다.

이 사건과 같이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때에는 그 확정판결의 존재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재심으로 기존의 확정판결이 취소된 이후에야 비로소 피해자가 손해의 발

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들이

망인에 대한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된 2021. 3. 24.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2024. 2.

6.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

구권은 단기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피고가 주장하는 재심무죄판결 확정

일로부터 6개월 이내라는 권리행사기간은 국가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

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는 사안에서 적용되는 법리로서(대법원 2013. 12. 12. 선

고 2013다201844 판결 등 참조), 객관적 기산점을 기준으로 한 소멸시효 규정을 적용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적용되는 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

는다[서울고등법원 2022. 1. 20. 선고 2021나2028196 판결(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다213153 판결로 확정됨),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0. 20.선고 2020가합608202

판결(서울고등법원 2022. 10. 19. 선고 2021나2043904 판결로 확정됨) 등 참조]}.

4)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7 -

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희생자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희생자 가족들이 직접적으로 겪었을 정신적 고

통, 장기간 배상이 지연된 사정,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성, 불법행위가

있었던 때로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70년 이상의 오랜 세월이 경과하여 통화가치

에 상당한 변화가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을 이 사건 변론종결일로

삼는 점[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별도의 이행 최고가 없더라도 그

채무성립과 동시에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불법행위시와 변론종

결시 사이에 장기간의 세월이 경과함으로써 위자료 산정의 기준되는 변론종결시의 국

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의 사정이 불법행위시에 비하여 상당한 정도로 변동한 결

과 그에 따라 이를 반영하는 위자료 액수 또한 현저한 증액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

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

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

다38325 판결 등 참조)], 제주4․3사건을 둘러싼 제반 사정과 그 밖에 유사․동종 판

결의 판결례 등을 두루 고려하여 희생자 배우자의 위자료를 5,000만 원, 자녀의 위자

료를 1,000만 원으로 각 정한다.

한편, 피고는 형사보상금 공제를 주장하나,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3

조는 형사보상 대상 피고인이 사망한 경우 그 ‘상속인’이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1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인은 자신의 상속분을 초과하여 청구할 수도 있으며,

원고 B은 희생자의 형사보상청구권을 상속받아 청구한 것일 뿐 자신의 고유한 권리에

기하여 청구한 것은 아니므로 위 원고가 지급받은 형사보상금은 희생자 본인의 고유

위자료에서만 공제하는 것이 상당하다 할 것인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

- 8 -

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으로서 원고들에게 별지 인용

금액표 중 합계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이면

서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및 범위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4. 10. 25.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

무가 있다(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일부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되, 소송비용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

101조 단서를 적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란주

- 9 -

(별지)

인용금액표

희생자 배우자 자녀 위자료 내역(원 미만 버림) 합계

D
E

(1975. 12. 25. 사망)

원고 A
고유위자료 10,000,000원
E 위자료 상속분 3,846,153원
(50,000,000원 × 1/13)

13,846,153원

원고 B
고유위자료 10,000,000원
E 위자료 상속분 23,076,923원
(50,000,000원 × 6/13)

33,076,923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