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판결문] 전주지방법원 2021가단26415 - 손해배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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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21가단26415 손해배상(기)

원 고 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한) 강남

담당변호사 조성호, 송미영

피 고 전라북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호림

담당변호사 정제훈, 추길환

소송대리인 B

변 론 종 결 2023. 2. 1.

판 결 선 고 2023. 3. 8.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2,732,50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7. 7.부터 2023. 3. 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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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에게 85,465,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7. 7.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

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9. 1. 1. C으로부터 전북 임실군 D 전 1,613㎡, E 전 585㎡, F 답

1,788㎡, G 전 880㎡, H 답 1,782㎡(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2)를 임차하고 이 사건

토지에 비닐하우스 4개동을 설치하여 천마와 영지버섯을 재배하는 사람이다.

나. 피고의 대표자 전라북도지사는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한 I(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의 도로관리청이다.

다. 2021. 7. 7. 전북 임실군 J면 지역에 142.5mm의 비가 쏟아졌다. 2021. 7. 7.

09:00경~10:00경 강수량은 41.0㎜, 같은 날 10:00경~11:00경 강수량은 61.5㎜에 달하였

다(이하 위 시간대의 집중호우를 ‘이 사건 호우’라 한다).

라. 이 사건 호우로 인하여 2021. 7. 7. 이 사건 토지 인근에 있는 이 사건 도로의

배수구(이하 ‘이 사건 배수구’라 한다)에 나뭇가지와 토사 등이 유입되어 배수구가 막

히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이 사건 토지에 있던 비닐하우스 4개동이 침수되어 원고가

재배하던 천마와 영지버섯이 침수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침수사고’라 한다)가 발생하

였다.

1) 원고는 소장의 청구취지에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2020. 7. 7.로 기재하였으나 이는 2021. 7. 7.의 오기임이 분명하다.
2) 부동산임대차계약서(갑 제2호증)에는 전북 임실군 K가 기재되어 있으나 오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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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의 각 기재 및 영상, 기상청장의 2022. 6. 3.자 사실조회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도로의 설치 또는 관리상 하자의 존재 여부

1) 관련 법리

국가배상법 제5조 제1항에 규정된 ‘영조물 설치·관리상의 하자’는 공공의 목적에

공여된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

을 말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는 영조물의 설치자 또는 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

를 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아울러 그 설치자 또는 관리자의 재정적·

인적·물적 제약 등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영조물인 도로의 경우도 그 설치 및 관

리에 있어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아니하였다고 하

여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그것을 이용하는 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

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족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다208074 판결 등 참조). 법령 또는 행정청의 내부준칙에 정하여진

안전성의 기준이 있다면 이것이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상의 하자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6202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다가 갑 제1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모아 보면, 이 사건 침수사고 당시 이 사건 도로는 그 설치상

하자로 인하여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봄이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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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하다(이 사건 도로의 설치상 하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관리상 하

자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① 이 사건 도로는 산지부 사면에 위치하는 산지부 도로에 해당한다. 따라서 집중

호우가 내리면 산지부 사면에서 토사와 나뭇가지 등이 이 사건 도로로 빗물과 함께 흘

러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 배수구가 막힐 때 산지부 사면에서 이 사건 배수구로

유입된 토사3)와 나뭇가지의 양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이고(갑 제7호증, 갑 제10호증의

1, 2의 각 영상), 실제로 산지부 사면에서 흘러내린 토사와 나뭇가지 등이 이 사건 배

수구 내부로 유입되어 이 사건 배수구가 완전히 막힌 것이 이 사건 침수사고의 직접적

인 원인으로 보인다. 그런데 도로에 설치된 배수구에는 토사나 오물 등의 유입을 방지

하기 위해 격자 형태의 방지시설이 일반적으로 설치되어 있으나, 이 사건 배수구에는

아무런 방지시설이 보이지 아니한다(갑 제10호증의 1, 2의 각 영상).

② 국토교통부의「도로 배수시설 설계 및 관리지침」제2장(배수시설의 계획)은 2.1

일반사항으로 ‘도로의 배수계획은 도로노면의 우수와 도로로 유입되는 우수를 신속하

게 처리하며, 도로 공용기간 중 우수의 정체를 방지하도록 배수시설을 설치 및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계획한다’고 규정하면서, 산지부 도로에 관하여는 ‘산지부 도로는 지형

및 지질조건을 고려하여 나뭇가지, 토사 등에 의한 배수시설의 기능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배수 구조물의 규격을 확대하거나 토사유입 방지시설을 도로접도 구역 내에 검

토한다’고 해설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도로 중 이 사건 배수구의 규격을 확

대하거나 이 사건 배수구에 토사유입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지 않았고, 이

에 따라 이 사건 배수구의 규격을 확대하거나 이 사건 배수구에 토사유입 방지시설을

3) 특히, 갑 제10호증의 2의 영상에 의하면, 큰 부피의 돌멩이가 상당량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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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하지 않았다(피고는 2013. 1. 31.자 준비서면에서 위 사실을 사실상 자인하고 있

다).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행정청의 내부준칙에 정하여진 안전성의 기준이 있다면 이것

이 영조물의 설치상 하자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③ 피고는 이 사건 배수구 크기를 초과하는 돌멩이나 나뭇가지가 유입되면 이 사건

배수구가 막힐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갑 제10호증의 1, 2의 각 영상에 나타

난 이 사건 배수구의 크기와 유입된 돌멩이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이 사건 배수구 크

기를 초과하는 돌멩이나 나뭇가지가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인다. 설령 그러

한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침수사고는 그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④ 하자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위험의 현실화 가능성의 정도, 위험이 현실화하여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침해되는 법익의 중대성과 피해의 정도, 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

조치에 드는 비용이나 위험방지조치를 함으로써 희생되는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다1489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기후 여건과 이 사건 배수구가 산지

의 비탈면에 인접하여 있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배수구에 토사유입 방지시설을 설치

하지 않았을 때 침수사고의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은 분명하다고 보인다

(위험의 현실화 가능성의 정도). 이 사건 토지가 이 사건 배수구에 인접하여 있으므로

침수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농작물에 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위험이 현실화하여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피해의 정도). 또한 토사유입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비용이 과다

하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토사유입 방지시설을 설치함으로써 희생되는 이익을 특정하기

어렵다(사고 방지를 위한 사전조치에 드는 비용이나 위험방지조치를 함으로써 희생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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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익).

⑤ 피고는 이 사건 침수사고가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집중호우로 발생한 것으로서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토지 일대

에 2시간에 걸쳐서 강수량 102.5㎜에 이르는 비가 쏟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기후 여건에서 1일 강수량 200㎜가 넘는 집중호우는 드물지 않게 발생하므로(바

로 전해인 2020. 8. 초경 전북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이

사건 침수사고 당일의 강수량이 불가항력적 자연재해 수준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

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침수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

이 사건 침수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재배하던 천마와 영지버섯이 침수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재배하던 천마는 과습으로 인한

균사 사멸로 성장이 멈춰버린 사실과 원고가 재배하던 영지버섯은 흙탕물에 얼룩진 상

태로서 뿌리 및 기둥이 썩고 아래 표면이 고체화되어 상품성을 상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천마와 영지버섯의 예상 생산량과 판매단가를 기준으로 원고의 손해액을 산

정하면, 이 사건 침수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천마 20,400,000원[= (성마

의 예상 생산량 408kg × 평균단가 30,000원) + (자마의 예상 생산량 544kg × 평균단

가 15,000원)]과 영지버섯 65,065,000원(= 예상 생산량 1,540kg × 평균단가 42,250원)

등 합계 85,465,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갑 제12호증의 기재).

나. 책임의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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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침수사고를 불가항력으로 인한 재해로까지 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

의 손해가 자연력과 피고의 책임이 경합하여 발생한 경우에 피고의 손해배상 범위는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견지에서 손해발생에 대하여 자연력이 기여하였다고 인정되

는 부분을 공제한 나머지 부분으로 제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6다

13001 판결 등 참조).

을 제1호증의 기재와 기상청장의 2022. 6. 3.자 사실조회회신에 의하면, 이 사건 토

지가 위치한 전북 임실군 J면 지역에 이 사건 호우가 내릴 확률은 그 재현기간이 30년

에 이르는 사실, 2021. 7. 7. 09:00 이전까지는 시간당 강수량이 최대 9.5㎜에 그친 사

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침수사고는 피고가 이 사건 도로를 통상 갖추

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설치한 잘못 이외에도 집중호우라는 자연력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토지가 이 사건 도로에 비하여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원고로서도 집중호우가 올 경우 침수 피해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그 밖에 이 사건 변론

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공평의 원칙에 따라 피고의 책임을 원고가 입은 손해

액의 50%로 제한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42,732,500원(= 85,465,000원 × 50%)과 이에 대

하여 이 사건 침수사고 발생일인 2021. 7.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2. 3. 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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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