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판결문] 부산지방법원 2024노665 - 업무상과실치사,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 소방기본법위반

 

[형사] 부산지방법원 2024노665 - 업무상과실치사,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 소방기본법위반.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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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산 지 방 법 원

제 1 형 사 부

판 결

사 건 2024노665 가. 업무상과실치사

나.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ㆍ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

률위반

다. 소방기본법위반

피 고 인 1.가.나.다. A

2.가. B

3.가. C

4.가. D

5.나.다. E

항 소 인 피고인들, 검사(피고인 A, B, C, D에 대하여)

검 사 신충섭(기소), 이승필(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대륙아주(피고인 모두를 위하여)

담당변호사 박기훈, 김하영

원 심 판 결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2024. 2. 8. 선고 2023고단1133 판결

판 결 선 고 2024. 11. 29.

 

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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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2년 및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 D, E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판결 중 원심 공동피고인 G, H, I 주식회사에 대한 부분은 위 G, H, I 주식회사

및 검사가 각 항소하지 않아 분리·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업무상과실치사의 점(피고인 A, B, C, D)

피고인 A는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화재 사망 사고와 관련한 과실이 없고, 피

고인 B, C, D는 이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없으며, 피고인 B,

C는 J에서 소방시설을 차단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

평가할 수 없다. 설령 피고인들에게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과실과 피해

자들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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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소방기본법위반의 점(피고인 A, E)

피고인 A는 경보를 울리고 화재현장으로 가서 대피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

로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징역 1년 6월 및 벌금 300만 원,

피고인 B: 금고 1년, 피고인 C: 금고 10월, 피고인 D: 금고 8월, 피고인 E: 벌금

3,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A, B, C, D에 대하여 선고한 위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직권판단(피고인 A의 소방기본법위반 부분)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구 소방기본법(2022. 4. 26. 법률 제188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4조

제2호에 따른 소방기본법위반죄의 법정형은 ‘1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므로, 이 부분 공

소사실과 같이 하나의 소방기본법위반죄를 구성하는 범행은 그 처단형의 상한이 벌금

100만 원이 된다. 그럼에도 원심판결은 피고인 A의 소방기본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벌

금 300만 원’의 형을 선고하였는바, 이는 처단형의 상한을 초과하는 것이어서 위법하

므로, 원심판결 중 위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4.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의 각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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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련 법리

가)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

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

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

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

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

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

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

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

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나)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직접적 원인이 된 것은 아니었다 하

더라도 이로부터 발생된 다른 간접적 원인이 결합되어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

우 그 행위와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7648

판결 등 참조). 또한 다수의 유지·관리 내지 감독 업무 담당자들의 철저한 유지·관리라

는 조건이 합치되어야 하는 업무에 있어, 각 단계에서의 과실 그것만으로 사고의 원인

이 되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각 과실이 합쳐지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쉽

게 예상할 수 있는바, 각 단계에 관여한 자는 전혀 과실이 없다거나 과실이 있다고 하

여도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지 않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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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에 대한 공동책임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도1740 판결, 대법

원 2001. 5. 29. 선고 2000도2057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주장과 동일한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

시와 같은 구체적인 여러 사실 내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

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

고, 당심에서 추가된 증거인 이 법원의 K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서의 기재 등

만으로는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나거나 원심의 사실

인정에 관한 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발견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이 들고 있는 여러 사실 내지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

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법리오해 등의 잘못은 인정되지 않는다. 피고인

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심이 구체적으로 판시한 바와 같이, 제출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A가 ①

H, G와 공모하여1) 2022. 1. 2.경부터 2022. 7. 16.경까지 총 202회에 걸쳐 이 사건 아

파트의 비상방송, L, 지구경종 등 소방시설을 차단한 행위, ② 2022. 6. 26. 09:00경부

1) H은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 A, G와 함께 화재감지기가 오작동해서 화재경보가 울려 주민 민원이 너무 많아 점심시간이나 당
직 등 혼자 일할 때 수신기를 꺼놓고 일하자고 의논을 하였고, 좀 쉬자는 의미로 차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내용으로 진
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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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이 사건 아파트의 화재경보기 작동이 차단된 상태임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를 시정

하지 않은 채 야간당직자로서 근무한 행위, ③ 2022. 6. 27. 03:52경 화재수신기를 통

해 이 사건 아파트 M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신호를 접하고도 화재경보기를 작동

하거나 즉시 현장으로 출동하여 화재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같은 날 03:59경까지 총 4회에 걸쳐 화재수신기를 초기화한 행위, ④ 다시 M

층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는 신호를 접하자 같은 날 04:03경 이 사건 아파트 108동으

로 갔고, 같은 날 04:08경 화재감지기가 작동한 곳을 찾기 위해 시설담당주임 N로 하

여금 화재경보기를 작동하게 하였다가 실제 화재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같

은 날 04:10경 N로 하여금 이 사건 아파트 전체의 화재경보기 작동을 차단하게 한 행

위, ⑤ 같은 날 04:13경 이 사건 아파트 O호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관리사무소의 화재

수신기에 화재발생 신호가 전달되었고, N로부터 ‘Z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표시된

다’는 사실을 전달받았음에도 즉각 현장으로 출동하거나 화재경보기를 작동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2) 04:15경 N로 하여금 ‘화재복구’ 버튼을 눌러 화재수

신기를 초기화하게 하여 화재경보기 작동이 차단된 상태를 유지하게 한 행위 등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 A는 당심에서도 원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위와 같이 아파트 전

체의 화재경보기 작동을 차단하거나 차단된 상태를 유지하게 한 행위가 ‘화재수신기의

오작동에 대처하는 정상적인 대처방법’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심이 들고 있

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의 위 ① 내지 ⑤의 각 행위는 이 사건 아파트의

방재주임으로서 소방시설의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관리하여 화재발생에 대비하고 주민

들의 신속한 대피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하는 업무상의 구체적·직접적 주의의

2) 피고인 A도 경찰 조사에서 N로부터 106동 화재발생 사실을 전해 듣고도 즉각 화재경보가 울리도록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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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나) 피고인 B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및 화재와 재난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재난관리자로서, 피고인 C는 이 사건 아파트의 시설팀장으로서 피고인 B의

지휘·감독 하에 이 사건 아파트의 시설 관리, 안전관리계획 수립, 직원들의 교육·감독·

지휘 등 업무 담당자로서, 피고인 D는 특급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된 방재대리의 지위

에서 피고인 B, C의 순차 지휘를 받아 이 사건 아파트의 화재수신기와 소방기기, 소방

시설물 점검 및 유지 보수 등 방재업무 담당자로서, 각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

는지 점검하고 직원들이 소방시설을 정상적으로 유지·관리하도록 감독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해태하여 위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의 화재경보기를 작동되

지 않도록 차단된 상태로 방치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해 피고인 B, C는 2022. 6. 초경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하기 시

작하였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 A 등의 화재경보기 차단 행위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업

무상과실치사죄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

재실에 설치된 화재수신기는 그 화면 표시를 통해 화재경보기의 작동 또는 차단 사실

을 매우 쉽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설계되었는바, 관리소장 겸 재난관리자, 시설

팀장의 지위에 있던 위 피고인들이 각 이 사건 아파트에 근무하기 시작한 2022. 6.

13.경 및 2022. 6. 3.경부터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2022. 6. 27.경까지 방재실 화재

수신기를 통해 별다른 노력 없이 용이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항으로서 이 사건 아파트

의 방재업무 중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하는 화재경보기의 작동 상태를 전혀 점검하지

않았다는 것은 중대한 업무상 과실을 자인한 것과 다름없는 점, ② 피고인 B, C는 위

업무종사기간 동안 “자동 화재수신기 주경종, 지구음향 등 연동 정상 유지”라는 내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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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수신기 운영일지, “화재수신기 확인”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방재 업무일지에 매 일

자별로 결재를 하면서도 직접 또는 담당 직원을 통해 화재경보기 등이 실제로 정상 작

동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그 자체로 업무 해태에 해당하는

점, ③ 위 피고인들도 수사기관에서 “화재경보 장치인 주경종, 지구경종, L, 비상방송이

정상적으로 울리는지 등 화재수신기 기능 점검을 매일 해야 하고, 화재경보는 24시간

항시 울릴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하며, 화재감지가 되면 오작동 여부를 떠나 즉시 현장

으로 출동하여 화재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④ 화재발생 시

곧바로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 아파트 등 집합건물의 특성상 주민들의 대피

나 화재의 조기 진화에 어려움을 초래하게 되고, 그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

이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견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이 이 사건 아파

트의 관리사무소장 또는 시설팀장으로서의 구체적·직접적인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이 사건 아파트 소방시설 관리에 있어서 피고인 B, C의 각 지위·역

할, 피고인 A 등 실무담당자들의 업무에 대한 위 피고인들의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넉넉히 인정되며, 위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화재로 인한 피해자들의 사망이라는 결과발생에 대한 예견가능

성 및 회피가능성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

다) 위와 같은 피고인 A의 소방시설 유지·관리상의 과실과 피고인 B, C, D의

각 관리 및 지휘·감독상의 과실이 합쳐져서 이 사건 화재로 인해 피해자들이 사망하는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고,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아파트를 화재 등 재난으로부터 안

전하게 관리한다는 공동의 목표와 의사연락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 각자의

지위에서 부담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해태한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한 위 사고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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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하여 피고인들 모두 과실범의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진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과실과 피해자들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

장하나, ① 만일 이 사건 아파트의 화재경보기 작동이 차단되지 않았더라면, 방재실 화

재수신기에 이 사건 화재의 발생이 감지된 2022. 6. 27. 04:13경 무렵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였을 것이고, 취침 내지 휴식 중이던 피해자들이 그 경보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거나 화재 상황을 확인하려는 태도를 취하였을 것임은 경험칙상 분명한 점, ② 이

사건 화재에 대한 최초 119신고는 04:17경 Q 주민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당시 신고

내용이 “타는 냄새가 나고 창밖 아래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는 취지였고,

106동 엘리베이터 CCTV 영상에서도 04:17경 엘리베이터 내로 연기가 들어오는 장면

이 확인되는바, 당시 화재가 단시간에 급격하게 번지고 있었고 피해자들의 대피 내지

구조에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던 점, ③ 피해자들 중 R는 02:47경까지 온라인 커뮤니

티에 댓글을 작성하는 등 깨어 있었던 정황이 확인되고, 피해자들의 이웃인 1303호 주

민은 04:17경 “가스누출 경보기가 울리고 복도에 연기가 심하다”는 119신고를 한 후

04:23경 재차 신고를 하면서 “복도에서 남자의 신음소리가 들린다”고 하였으며, R는

구조될 당시 1304호 세대 현관문을 열고 나와(현관문 아래에 설치된 도어스토퍼를 세

워두어 현관문이 닫히지 않도록 한 상태) 복도 엘리베이터 앞에 쓰러져있었고, 구조된

후 구급대원에게 1304호 내 다른 피해자들의 존재를 알리는 등 의사소통이 가능하였

는바, 화재경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더라면 R가 더 빠른 시기에 화재발생 사실을

인식하여 무사히 대피하거나 다른 피해자들의 대피를 유도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

았다고 보이는 점, ④ 피고인들은 S대학교 T 박사가 작성한 ‘화재 및 피난 모델링 결

과서’에 “비상경보설비가 작동한 시나리오에서도 화재실의 재실자 전원이 사망할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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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예측됨”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점을 이 부분 주장의 주된 근거로 들고 있으

나, 위 모델링 결과서는 당초 화재 피난 상황이 아닌 건축물 설계를 위해 사용되는 프

로그램을 활용한 것으로, 아파트 도면, 화재조사서 정도만을 기초자료로 하였고 평가

방법이나 전제조건의 설정 등이 실제 화재 상황과는 차이가 있어 그 증거가치가 높지

않으며, 위 모델링 결과서에 대하여 U은 “화재 이전 1304호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서

는 내부자재, 가연물 위치, 발화부 주변의 가연물 상태 및 환기 상태 등의 조건을 정확

히 맞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 위와 같은 시뮬레이션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을,

V대학교 법의학과 W 교수는 “위 시뮬레이션은 안전한 건축설계를 위한 것으로, 그 내

용이 의학적으로 검증 가능하거나 타당한지를 판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각 제시하였는바 위 모델링 결과서는 그 과학적 근거도 빈약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가 이 사건 화재발생 무렵 화재경보기 작동을 거듭 차단

하고 화재수신기를 초기화하여 화재발생 신호를 무시하는 등의 행위를 한 데에는 평소

화재경보기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조치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피고인 B,

X, D의 과실이 경합·중첩된 것으로 평가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 A, B, X, D의

업무상 과실이 화재 신고 지연 내지 피해자들의 대피 기회 상실로 연결되어 피해자들

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A가 2022. 6. 27. 04:15경 N로부터 ‘Z에서 화재

가 발생한 것으로 표시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음에도 N로 하여금 화재수신기를 초기

화하게 하여 화재경보기 작동이 차단된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

되는바, 위 피고인이 화재발생의 위급한 상황에서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경

보를 울리거나 대피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람을 구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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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음으로써 구 소방기본법 제20조에서 정한 의무를 위반하였음이 넉넉히 인정된다.

피고인 A가 04:23경 이후 뒤늦게 화재 경보를 울리게 하고 화재현장으로 이동하는 등

의 조치를 취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범죄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소방기본법

위반죄의 성립 여부에는 영향이 없다.

나.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들의 공통된 정상

피고인들은 이 사건 아파트의 화재경보기 등 소방시설물을 점검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관리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면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아파트 전체의 화재경보기가 작동되지 않도록 차

단하거나 차단 상태를 방치해왔고, 화재수신기에서 화재 발생 신호가 감지되었음에도

현장으로 출동하여 화재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화재경보기의 작동이 차단된 상

태를 유지하게 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결국 이 사건 화재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신속하

게 대피할 기회를 상실하게 하고 화재 신고를 지연시켰다.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업무

해태로 인해 3명의 귀중한 인명이 희생되었는바, 결과가 중대한 만큼 피고인들이 짊어

져야 할 죄책이 무겁고, 그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벌이 뒤따라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피

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여 왔는바,

피고인들에 대한 비난가능성도 높다. 피고인들은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들을 위해

2024. 11. 11. 각 일정금액을 형사 공탁하였으나(피고인 A 1,000만 원, B 2,000만

원, C 500만 원, D 1,000만 원, E 4억 원), 피해자들의 유족인 Y은 2024. 11. 22. 이

법원에 “피고인들은 아무런 사과의 말이 없었고, 재판 과정에서도 범행을 ‘정신이 없어

깜박한 일’로 표현하며 반성 대신 유족을 분노하게 하였다.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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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은 채 돌연 공탁한 공탁금을 찾지 않겠다는 분명한 뜻을 표현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원한다”는 내용의 공탁금 회수 동의서 및 엄벌탄원서를 제출하였

는바, 위 공탁을 양형인자로 고려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정을 감안한다.

2) 피고인 A3)

피고인 A는 G, H과 공모하여 총 202회에 걸쳐 점심시간 및 야간·주말 당직근무

시에 비상방송, L, 지구경종 등 소방시설을 차단하는 행위를 하였고, 이 사건 화재 당

일인 2022. 6. 27. 화재발생 여부의 확인 조치 없이 화재수신기를 초기화하거나 아파

트 전체의 화재경보기 작동을 차단하게 하는 행위, Z에서 화재 발생 신호가 잡혔다는

사실을 전달받고서도 즉각 현장으로 출동하거나 화재경보기가 울리도록 하는 등의 조

치를 취하지 않은 채 화재수신기를 초기화하게 하는 행위 등을 하였는바, 주의의무 위

반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계

속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내세우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위와 같

은 양형요소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이 형

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고 부양할 가족이 있는

점,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들을 위해 1,0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

고인 A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화재예방,소방시설설치·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고, 소방기본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구 소

방기본법 제54조 제2호에서 정한 법정형의 상한인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다.

3) 직권파기사유가 있는 피고인 A의 소방기본법위반 부분에 관한 양형사유도 함께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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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피고인 B, C, D, E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인 점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

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 B, C, D, E 및 검사가 각 양형부당의 사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

심의 변론 과정에 현출되었거나 원심이 위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할 때 충분히 고려

한 사정들로 보인다. 또한 주의의무 위반의 구체적인 내용 및 정도, 피해자들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고, 그 유족이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

려할 때, 위 피고인들이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들을 위해 일정 금액을 각 공탁한 사정

만으로는 원심의 형을 감경해야 할 정도로 양형조건에 본질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평가

하기 어렵다. 원심이 들고 있는 위 피고인들에게 각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정들, 그 밖

에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

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 및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각 양

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가.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소방기본법위반 부분에는 앞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업무상과실치사 및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및안전관리에관한법률위반 부분

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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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나. 피고인 B, C, D, E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B, C, D에 대한 항소는 각 이유 없

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

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피고인 A)】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피고인 A에 대한 범죄사실과 그에 대한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

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의

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268조, 제30조(각 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구 소방기본법(2022. 4. 26. 법

률 제188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4조 제2호, 제20조(소방기본법위반의 점), 각

구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2021. 11. 30. 법률 제

18522호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제9조 제3항 본문, 형법 제30조(소방시설 차단 행위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각 업무상과실치사죄 상호간)

1. 형의 선택

각 업무상과실치사죄에 대하여 금고형을, 각 화재예방,소방시설설치·유지및안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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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관한법률위반죄에 대하여 징역형을 각 선택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3호, 제2항, 제50조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앞서 살펴본 피고인 A에 대한 여러 양형사유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재판장 판사 성금석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신은진 _________________________

판사 황창민 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