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판결문] 서울행정법원 2022구단55159 -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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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울 행 정 법 원

판 결

사 건 2022구단55159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원 고 A

피 고 인사혁신처장

변 론 종 결 2024. 11. 6.

판 결 선 고 2024. 11. 20.

주 문

1. 피고가 2021. 5. 14. 원고에 대하여 한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5. *. *. 우정공무원으로 임용되어 B우정청 C우체국에서 집배원(우정서

기)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0. 12. 31.경 업무 중 두통이 나타나는 것을 시작으로 2021. 1. 4.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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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는 멍하고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2021. 1. 7. G병원

에 내원하여 ‘만성 경막하출혈, 좌측’(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받고 응급수

술을 받았다.

다. 원고는 2021. 2. 23. 이 사건 상병이 원고가 과중하게 공무수행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피고에게 요양승인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1. 5. 14.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병 무렵 과도한 업무가 집중적으로 지속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요양신청을 불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심사청구를 제기하면서 위 과중한 공무수행 이외에도 원고

가 2020. 12. 18.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하는 등 공무수행 중 받은 신체의 충격도 이 사

건 상병 발병의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21. 12. 29. 이 사건 상

병이 과로로 발생하기는 어렵고, 이 사건 상병은 뇌에 출혈이 발생한지 상당 기간 경

과한 상태로서 사고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의 청구기각 결정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27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청구원인 주장의 요지

집배원은 오토바이를 운행하면서 크고 작은 부상을 일상적으로 입게 되고, 특히 원

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1~2개월 전 집배 업무 중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사고까지 당한

적이 있다. 이 사건 상병은 이러한 경미한 부상만으로도 뇌에 출혈이 생겨 발생할 수

있는데, 실제로 CT 검사상 이 사건 상병은 몇 주 전에 발생한 출혈에 의한 것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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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났으므므로, 원고가 공무수행 중 발생한 크고 작은 부상이나 위 오토바이가 넘어지

는 사고 등이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상병

이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위 처분

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7 내지 26호증, 30 내지 34호증, 을 제2, 3호증, 이 법원의 D병

원, E대학교 F병원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이 법원의 C우체국에 대한 사실

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그로

부터 인정할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상병은 원고가 오토바이를 운

행하여 수행하는 집배 업무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상

병은 원고의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상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아래에 출혈이 발생하는 것으로서, 출

혈이 발생한 때로부터 3주 이상 지난 경우를 의미한다. 호두에 비유하여, 싱싱한 호두

는 흔들어도 안의 내용물이 흔들리지 않지만 시간이 경과한 호두는 흔들면 안의 내용

물이 흔들리는 것처럼, 주로 뇌가 위축되어 있는 상태에서 외상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경미한 외상만으로도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중 절반

정도는 원인이 되는 외상을 기억하지 못하고,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다보니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원고는 주로 오토바이를 운행하여 집배 업무를 하였다. 우정사업본부 연구보고서

‘집배원의 노동강도와 신체부하량 측정 연구’는, 허리나 등을 기댈 받침이 없이 장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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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륜자동차 운행업무를 수행하는 집배원에게는, 노면의 상태에 따른 진동과 압력 등이

신체에 전달되고, 노면의 미세먼지, 미끄러움, 웅덩이나 파인 곳 또는 좁은 도로에 방

치된 각종 물품 등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크다는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 원고의 동료

집배원들도 우편배달 업무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경미한 부상은 보통

우체국에 비치된 상비약으로 응급 처치를 한다고 진술하고 있고, 우체국에서 작성하는

과운영비 집행결과 보고에도 ‘파스구입’, ‘맨소래담, 파스 등 구입’, ‘대일밴드 구입’ 등

이 운영비 항목에 기재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집배원들이 운행하는 오토바이는 주기

적으로 정비와 부품교체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사정에 의하면 집배원들이 수행하는 오

토바이 운행 업무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과 그로 인한 신체적 부담이 크

고, 사고 위험성이 높은 업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집배원이 수행하는 오토바이 운행

에 경미한 부상 정도는 일상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라면, 약 15년 간 집배원 업무를 한

원고도 경미한 정도의 부상은 수시로 경험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3) 이 법원 신경외과 감정의(D병원)는 ‘기침과 같은 경미한 일상적 활동’만으로도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집배원이 오토바이를 운행하면서 경험하는 외부적

충격은 충분히 이 사건 상병이 발병시킬 수 있고, 안전모를 착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를 달리 볼 수 없다는 소견을 밝히고 있다.

이 법원 직업환경의학과 감정의(F병원)는 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최초 진료를 받을

당시 그 무렵 특별한 외상을 입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더라도, 이는 두부에 직접적인

외상이 없었거나 또는 경미하여 특별한 문제가 아닌 것으로 인식함에 따라 이와 같이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오히려 집배원의 업무 특성이나 오토바이 수리

내역을 고려할 때 원고가 넘어지는 사고 등은 다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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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두부에 직접적인 접촉이 발생한 것은 아니더라도 관성 효과 등에 의하여도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한 경위의 사고도 이 사건 상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경미한 외상’에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4) 이 사건 상병은 주로 노년층에서 관찰되며, 알코올 중독, 간질 환자, 혈액항응고

제 투여 환자, 치매 환자 등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진단될 당시는 약 52세로서 노인이라 보기 어렵고, 그밖에 간질 병력, 혈액

항응고제 투여 이력도 없으며, 원고는 음주를 하지 않는다. 달리 원고에게 이 사건 상

병의 원인이 될 만한 위험요인이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따라서 이 사건 상병 무렵 원고가 오토바이를 운행하면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

하였는지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원고가 담당한 집배

원 업무의 특성이나 그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물리적, 신체적 충격만으로

도 이 사건 상병을 발병시킬 수 있는바, 원고가 수행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은 상당인

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