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판결문] 대구지방법원 2022가단151726 - 손해배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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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구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22가단151726 손해배상(기)

원 고 1. A

2. B

3. C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유

담당변호사 조빈나

피 고 대구광역시 Z구

대표자 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진순석, 권순탁

변 론 종 결 2024. 3. 13.

판 결 선 고 2024. 4. 17.

주 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14,937,479원, 원고 B, C에게 각 7,285,714원과 위 각 돈에 대하

여 2022. 10. 28.부터 2024. 4. 17.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그 중 3/5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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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 구 취 지

피고는 원고 A에게 119,203,241원, 원고 B, C에게 각 64,285,714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2. 10. 2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

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원고 A는 소외 망 D(1956. 6. 13.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이고, 원고

B, C는 망인의 자녀들이다.

나. 피고는 2022. 9. 27.부터 2022. 10. 4.까지 2022년 가을철 ~ 2023년 봄철 산불감

시원 채용공고를 하였다.

다. 망인은 2022. 10. 18. 수성패밀리파크 내 산책로에서 시행된 산불감시원 채용 체

력검정에 참가하여, 15kg의 등짐펌프를 메고 1㎞의 산책로를 20분 내에 걸어서 들어오

는 과정을 마치고 난 후 휴식을 취하던 중, 13:42경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이하 ‘이 사

건 사고’라 한다).

라. 이 사건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응시자 E과 F은 곧바로 심폐소생술 및 인공호흡

을 실시하였고, 119에 이 사건 사고를 신고하였다.

라. 구급대원이 13:54경 현장에 도착하여 제세동 및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서 망인

을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후송하였다. 망인은 14:25경 병원에 도착하였고, 14:48 사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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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망인의 직접 사인은 심실세동이다.

마. 산림청 훈령인 산불감시원 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이라 한다)에 다음과 같이 규

정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 7,호증, 을 제1 내지 6, 10호증(가지번

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직무집행과 관련한 의무 위반 여부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관하여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

할 우려가 있어서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을 보호하는 것을 본래적 사명으로 하는

국가가 초법규적, 일차적으로 그 위험 배제에 나서지 않으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

[산불감시원 운영규정]
제1조(목적)
이 훈령은 산불감시원의 성실한 산불방지활동을 유도함으로써 산불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산불발생 시 초동대처를 통한 산불확산 방지를 위하여 산불감시원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선발)
③ 직무수행력 평가는 응시자의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하여 다음 사항을 고려하여
실시하여야 한다.
1. 직무수행력 평가에 따른 체력검정은 응시자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장소에서

실시
2. 체력검정평가는 구급차, 응급구조사 또는 간호사 및 응급의료 장비를 현장에 배

치 및 비치 후 실시
3. 기타 안전사고와 관련된 예방 조치 및 주의사항 등을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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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는 형식적 의미의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

원에 대하여 그러한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이 절

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공

무원이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직무를 수행하였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를 가지고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 되는 경우에 관련 공무원에 대하여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 규정이 없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하여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

에게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관련 공무원이 그와 같은 결

과를 예견하여 결과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7다211559 판결 등 참조).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그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국민에 대하여 손해를 방지하여

야 할 의무 내지 국민의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1998.

5. 8. 선고 97다3661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의할 때,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 9, 10, 12, 1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대한응급구조사협회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소속 공무원은 피고가 시행하는 산불감

시원 체력검정에 있어서 응급의료종사자와 응급의료장비를 현장에 배치함으로써 안전사

고발생을 예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된다.

① 피고는 산불감시원 지원자격에 ‘18세 이상의 산불감시, 진화 업무가 가능한 신체

조건을 가진 사람‘이라는 조건을 두었을 뿐 체력검정 전 연령이나 건강상태, 질병력을

확인하여 체력검정 응시를 제한하지 않았다. 피고도 자인하다시피 산불감시원 응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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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평균 연령이 60대인바,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당뇨,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

는 경우가 많고, 갑자기 운동량이 증가할 경우 심정지 등 안전사고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 산불감시원 체력검정은 15kg의 등짐펌프를 메고 평지 1km를 걸어서 20

분 이내에 들어오면 합격하는 것인데, 이는 응시자의 연령이나 체력, 건강상태 등에 따

라서는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실제로 2019년부터 2021년경까지 산불감시원 체력검정 중 응시자가 심장마비 등으

로 사망하는 사고가 약 4건 발생하였다.

위와 같은 산불감시원 체력검정의 내용과 강도, 응시자의 평균 연령, 객관적인 체력

이나 건강상태에 따른 응시제한을 두지 않은 점, 특히 실제 응시자의 사망 사고가 4건

이나 발생하였다는 점을 종합하여 볼 때, 산불감시원 체력검정 중 응시자가 의식을 잃

고 쓰러지는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② 급성 심정지의 경우 심폐소생술 시행 여부에 따라 생존율이 2.4배 가량 높아질

수 있고 특히 심정지 후 4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시작되고 10분부터는 그 외 장기들도

손상되기 시작하므로 심정지 직후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또한 심실세동 발생 초기에

즉각적인 제세동 처치 시 높은 생존율을 보여 제세동 실시 여부는 환자의 생사를 결정

하는 중요 요인이다. 따라서 심정지 시 사망 등의 중한 결과를 예방하기 위하여 신속

하고 전문적인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사용이 필요하다.

③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4조의3은, 최대 관람객이 1천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

상되는 행사 개최자에게 응급의료 인력과 응급이송수단 등을 확보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을 뿐 이 사건과 같은 경우 응급의료 인력 등 배치의무를 명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고, 다만 산림청 운영규정에서 산불감시원 체력검정 시 구급차와 응급구조사 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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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응급의료 장비를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고에게 응급의료 인력 등을 확보할 작위의무를 명하는 법령을 찾을 수 없고, 행정

규칙에 불과한 위 산림청 운영규정을 위반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

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체력검정 시 심정지와 같은 안전사고 발생이 구체적으로 예

견되고, 응급의료 인력과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 사망 등의 중한 결과를 예방할 수 있

는 적절하고도 필요한 수단이며, 응급조치는 응시자의 생명에 관한 것이므로,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자신이 시행하는 행사에 전문

적이고 신속한 안전사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 산림청 운영규정도 위와 같

은 취지에서 산불감시원 체력검정을 실시함에 있어 공무원이 지켜야 할 객관적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위 규정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공무원의 일반적인

직무상 의무 이행 여부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산불감시원 체력검정을 실

시하는 피고 소속 공무원은 응급의료종사자와 응급의료장비를 확보하여 안전사고 발생

시 사망 등의 중한 결과를 예방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피고가 이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예견되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였

다고 볼 수 없다. 자동심장충격기가 비치된 공원에서 체력검정을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심정지 등 안전사고 시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신속히 할 수 있다고 볼 수 없다. 실제로

관리사무소에 있는 자동심장충격기를 가져오는 데 1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려 이를 사용

하지 못하였고, 응시자에 의하여 시행된 심폐소생술이 적절하였는지도 알 수 없다.

나. 인과관계 인정 여부

1) 인정사실

① 망인은 사고 당시 65세의 남성으로,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 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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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2018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당뇨, 고혈압, 만성 신장질환 등으로 약물을 복용하거

나 검진 등을 받은 바 있다. 2021. 4. 26.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 식전 혈당이 기준치를

상회하는 것 외 특이 소견은 없다.

② 망인이 쓰러진 지 약 14분 후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였는데, 당시 망인은 호

흡정지, 심정지 상태였고, 동공은 산동, 무반응 상태였다.

③ 망인의 직접 사인은 심실세동이다. 심실세동은 심정지 시 나타나는 심전도 소견

으로, 심정지는 관상동맥질환, 심부전을 초래하는 질환, 부정맥을 유발하는 질환 등으

로 인한 심정성 심정지와 호흡부전, 대사질환, 중추신경계질환 등 비심장성 질환으로

인한 비심장성 심정지로 나뉜다.

심실세동은 심정지 시 무수축으로 이어지기 전에 발생되는 심실의 다양한 탈분극으

로 발생된다. 제세동기는 탈분극에 의한 떨림을 제거하여 정상적인 심장의 전기적 활

동으로 전환시키고 심장을 수축, 이완시켜 심정지 환자 소생이 중요한 처치이다. 심실

세동 발생 초기에 즉각적인 제세동 처치 시 높은 생존률을 보이고 환자의 생사를 결정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다만 심정지의 원인이 된 질환에 따라 추가적인 처치가 요구된

다. 심장 리듬이 제세동 가능한 심실세동의 경우 생존율은 제세동이 지연될수록 1분에

10%씩 감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이하 생략)

2) 판단

응급의료종사자와 장비를 확보하여 안전사고에 대비할 피고 소속 공무원의 의무 위

반과 망인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피고 소속 공무원이 응급의료종사자와 장비를 확보하여 사고 즉시 적절한 응급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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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를 하였더라면 망인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그러나 심정지의 경우 적절한 응급처치가 환자의 생사를 결정하는 요인이고, 실제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점, 심정지와 응급구조의 특성상 응급처치가 이루어졌을 경우

중한 결과의 발생이나 방지 가능성 모두 예측하기 어렵고, 따라서 전문적이고 적절한

응급처치가 이루어졌더라도 사망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만으로 피고의 위반과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배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점, 피고에게 위와 같은 주의의

무를 부과하는 것은 안전사고로 인한 구체적인 사망의 결과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안전사고를 당한 응시자로 하여금 최선의 응급처치를 받도록 하기 위한 목적

도 있는 점, 망인에게 당뇨와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지만 일상생활이나 신체활

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기저질환 내

지 체질적 요인과 피고의 의무 위반이 함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켰다고 보고, 의무

위반과 사망의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함이 타당하다.

다.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피고는 소속 공무원이 직무집행과 관련한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

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적극적 손해 (원고 A)

1) 당일 응급, 입원치료비 : 피고가 적절한 응급처치 등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더라도

치료가 필요하였을 것이므로, 인과관계 있는 손해로 볼 수 없음

2) 장례비

7,544,540원(갑 제8호증의 2 내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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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책임의 제한

심정지 자체는 원고의 기저질환이나 체질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심정

지와 응급처치에 관한 피고의 의무 위반이라는 각각의 원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 정

도, 망인의 평소 건강 상태 등을 모두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함

다. 위자료

망인 1,500만 원

원고 A 700만 원

원고 B, C 각 300만 원

라. 소결

원고 A : 14,937,479원(=7,544,540원×0.2＋15,000,000원×3/7＋7,000,000원)

원고 B, C : 각 7,285,714원(=15,000,000원×2/7＋3,000,000원)

지연손해금 : 위 각 돈에 대한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22. 10. 28.부

터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4. 17.까지 민법상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레법상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 지급의무 인정.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

각한다.

판사 김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