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판결문]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고단152 - 업무상횡령

 

[형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고단152 - 업무상횡령.pdf

0.39MB

[형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고단152 - 업무상횡령.docx

0.02MB

 

 

 

 

- 1 -

서 울 북 부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24고단152 업무상횡령

피 고 인 A

검 사 유현정(기소), 이안나(공판)

변 호 인 변호사 한두환, 조예경

판 결 선 고 2024. 11. 7.

 

주 문

피고인은 무죄.

 

이 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2.경부터 피해자 B종중 종친회(이하 ‘피해자 종중’이라 한다)의 총무로

재직하면서 피해자 종중의 재산관리, 자금출납, 회계 등의 업무에 종사하였다.

피고인은 2017. 10. 17.경 서울 중랑구 C에 있는 D조합 중랑지점에서 피고인 명의

E조합계좌(계좌번호 1 생략)를 개설하여 피해자 종중을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위

계좌에 보관 중이던 피해자 종중 소유의 예금액 500만 원을 피고인의 배우자인 F 명

의 계좌로 송금하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하여 임의소비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23. 2. 23.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11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피

- 2 -

해자 종중 소유의 자금 합계 129,081,000원을 카드대금 결제, 생활비 등 개인 용도로

임의소비하여 횡령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해자 종중은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 아니고, 유기적 조직을 가지고 지속적인 활동

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피해자가 실재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예금은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위탁받은 바

없고, 양주시 G 토지와 지상 원룸건물(이하 ‘이 사건 원룸건물’이라 한다)은 피고인과

H의 공동소유이다. 따라서 위 원룸건물의 임차인들로부터 수령한 공소사실 기재 E조합

예금의 소유자는 피고인이므로, 피고인은 H에 대해 민사상의 책임을 부담할 뿐이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종중 또는 문중은 종족의 자연적 집단이므로 특별한 조직행위를 요하는 것이 아니

고 종중규약이나 독자적인 족보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특별한 규약에 의하여 선

임된 대표자 또는 관습에 따라 종장 또는 문장에 의하여 소집된 종중회의에서 선출된

대표자 등에 의하여 대표되는 정도로 현저한 조직을 갖추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

다면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단체성이 있다. 명의신탁된 종중 소유 토지에 관하여 횡령

죄가 성립하려면 우선 피고인 또는 그 공모자와 위탁관계에 있는 타인인 종중이 실재

하여야 하고, 그 종중과의 사이에 위탁신임 관계가 있어야 할 것이므로 토지의 소유권

자가 어느 문중인지 불명확하고 위탁신임 관계도 확정할 수 없다면 횡령죄는 성립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3. 6. 22. 선고 92도797 판결, 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도1624

판결 등 참조).

- 3 -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해자 종중이 I의 후손들로 구성된 소종중 또는 적어도 종중

유사단체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예금을 취득할

당시 피해자 종중이 고유한 의미의 종중 또는 종중 유사단체로서 유기적 조직을 가지

고 실재하였는지가 쟁점이라고 판단된다.

살피건대, 부동산등기부등본, 자유저축예탁예금 통장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과

H이 2016. 1. 20. 이 사건 원룸건물을 1/2 지분씩 공동으로 매수하여 같은 해 2. 5. 소

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실, 피고인은 위 원룸건물의 임대료 관리를 위해 2016. 1. 20.

공소사실 기재 E조합계좌(이하 ‘이 사건 E조합계좌’라 한다)를 개설한 후 위 계좌를 통

해 임차인들로부터 임대료를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원룸건물을 매수하고 위 E조합계좌를 개설할 당시인 2016.경에

어느 정도의 조직을 가진 종중 또는 종중 유사단체로서 피해자 종중이 존재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증인 H의 법정 진술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과 그 주장

의 사정들을 모두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당시 고유한 의미의 종중 또는 종중 유사단체

로서 피해자 종중이 실제로 존재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 종중과 피고인과의 위탁관계가 존재한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 늦어도 2016.경 이 사건 E조합계좌를 개설할 당시 피해자 종중의 구성원이나

활동내역에 관한 자료가 제출된 바가 없고, 피해자 종중이 어느 정도 유기적 조직으로

서 I을 공동시조로 하는 소종중을 구성하여 활동하였다는 점을 증명할 자료가 기록상

부족하다.

- 4 -

○ 피해자 종중의 활동내역 등에 관한 증거로 결산보고(수사기록 제375~379쪽) 등

이 제출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피해자 종중이 I을 공동선조로 유기적 조직을 가지고

실재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라기보다는 수입, 지출을 정리한 내역으로 보일 뿐이다.

○ 고소인 H은 수사기관에서 ‘종중 활동에 대한 입증할 증거는 없나요’라는 질문

에 ‘따로 입증할 증거는 없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만일 피해자 종중이 공동선조인 I의

후손들 중 연락이 가능한 종원들을 대상으로 하여 소집통지를 하고 총회를 소집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유기적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면 대략적이라 하더라도 구성원

인 종원들 명단과 총회 관련 소집통지 자료, 회의록 등이 전혀 제출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 고소인 H이 종중 범위에 관하여 수사기관에서 현재 14촌 범위 내에 이르고 종

중원 전체 인원은 약 70명 내외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다고 한 진술과 고소인 H이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면 피해자 종중이 일정 범위의 친족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비법인

사단으로서의 단체성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

만으로는 피해자 종중이 I을 공동선조로 하여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고유한 의미의

종중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5 -

판사 조미옥 _________________________

- 6 -

- 7 -

- 8 -